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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나는 성을 가르칩니다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어른이 된 후에도
부모로 내가 가르쳐야 할 것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그래서 또 이렇게 책을 읽는데...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하나씩 읽고 배우면서 잘 해야겠다는 부담은 덜어내고, 내 입을 통해 나갈 단어들을 고민해보고, 중심이 단단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아이와 내가 서로 믿어가며 이룰 과정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 책을 읽는 걸 보며, 아이가 묻는다.
👦🏻엄마 성교육이 인성교육이죠? 참교육 같은 거?!.

책 속의 이야기가 필요해지겠지. 곧.
마냥 아이같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달라질테지.
부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음 좋겠는데.
____

58. ‘감시’, 그러니까 ‘목격자’를 교육에 적요해볼 차례다. ‘무엇이 성폭력 행위인지 분명히 알고, 성폭력을 저지하거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교육의 목표로 삼는 것이다. 목격자 중심 교육은 ‘왜 피해자한테 잘못이 있는 양 조심하라는 거야?’라거나 ‘왜 사람을 가해자취급하는 거야?’ 따위의 소모적인 반발심을 낮추면서, 많은 사람의 공감과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101. 청소년 시기는 친구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또는 존경하는 사람이나 멘토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능력, 역할, 책임에 대해 인식함으로써 자아 정체감을 정립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자아 정체감에는 성 정체감이 포함된다. 이 시기에 여러 이유로 아이의 성 문제를 살피지 않고 무시하거나 회피, 왜곡하면 아이가 긍정적인 성 정체감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자녀가 가해 행위를 했을 때 부모가 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자세는 ‘솔직함’이다.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었다는 당혹감, 상황을 어찌 풀어가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함, 자녀에 대한 실망감, 하지만 여전히 자녀를 사랑한다는 고백,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자녀에게 묻는 용기, 사건을 피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고 솔직한 태도로 밀려오는 여러 감정과 고민을 아이와 함께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123. 이 모든 이유가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위에 있을 것이다.

171.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준을 정해보았다.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또는 요청한 수준 이상으로 아이의 문제에 개입하거나 내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 하루 한 번은 아이를 꼭 끌어안고 속삭여주자. 이것이 아이가 겪을지 모르는 폭력을 원천 봉쇄하는 마법의 주문은 물론 아니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는 그 무엇에도 훼손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간직하고 당당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길 바라는 간절한 기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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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번 아이를 안고 속삭이는 순간의 효과(?)에 대해 상상해본다.
내일은 주문을 좀 적어보아야지.


 
이 책은 작가의 수업 경험을 꽤 자세히 들려주고 있어서인지 구체적인 표현들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설명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아이와의
대화에 응용해도 좋겠고. 목격자 교육은 아들 엄마로 조심스러웠던 지점이어서 거의 유레카라며... 새로운 관점을 배웠다.
나는 이런 성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부모가 되기로 결정했으니, 의무감으로 다음 세대를 위해 고민한다. 나 한사람의 고민과 노력이 우리 아이를 거쳐, 모든 ‘한 사람’의 행복에 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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