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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3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내가 아는 사람들 같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해.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반쯤, 아니 반 이상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
이해하려 드는 순간 지는 쪽이 되고, 그마저 상관없어질 때 자연스레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데, 끝이 그리 나쁘지 않으니까.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여긴다.
가끔은 나의 적당한 거리 유지 주의를 너른 마음인양 착각하는 게 아닌지 자기 검열도 하지만, 그럴지라도 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지.

상대가 얼마만큼 원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내 마음을 그 이해위로 겹쳐본다.
때론 공감으로 일하기도 하고,
감정이입일 때도 종종 있는데, 대상이 가까운 이들일 때가 주로 그렇이
다.

공감과 감정이입이 요즘의 화두.
타인을 향한 나의 감정을 내가 어찌 다루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적당한 거리의 친구들,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어쩜 그렇게 잘 아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기네가 하고 싶은 말이 그 말이라며 맞장구 치고 나를 치고.

반대편에선 아이가 지레짐작하지 말라고 하고 그이는 공감만 해주면 되는게 그게 어렵냐 한다. 이해를 하지만 그렇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가까운 이.  

뭔가 잘 하는 것 같지만, 잘 맞아 떨어지기도 하지만,
좀처럼 확신할 수 없는 마음의 영역.
사람의 일이니 그렇겠지 하면서 달랜다.


__

이번 소설집,
이해가 더 깊어진다.

나는 이렇게 소설을 읽으며 사람을 만나고 이해를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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