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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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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과거의 결과이다.
과거는 돌릴 수 없으므로, 미래의 일부는 이미 절망이다.
하지만 과거가 남긴 후회 자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선택은, 새 과거가 된다.

‘감옥은 장소가 아니라 관점이다.’

죽음을 면하고서야 삶을 깨우는 아이러니는 상투적이지만
그 어떤 소설보다, 노라의 선택이 주는 용기와 희망이 뭉클함을 주는 이유는
다양한 삶 하나 하나를 함께 지나며,
그렇다면 지금의 이 삶에서도 살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슬픔과 아쉬움의 총량은 어느 삶에서나 불변일테지.
삶에 대한 일반화는 우주인을 고려하지 않은 가벼운 말이 아닐까 망설이곤 했는데,
그렇지, 사는게 결굴 그렇지, 하며 받는 위로가 있었다.

나의 <후회의 책>이 있다면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두꺼운 분량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걸 짐작하면서도 후회의 책을 써내려간 순간을 후회하는 페이지가 자꾸 추가되려나.
가벼워질 수도 흐려질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설정은 얼마나 친절한지.

거듭 살아볼 수록 상상력의 한계가 넓어지며 더 나은 삶을 꿈꾸게 되는 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 일테다.
기왕이면 막연하지 않은 상상을 선택하고 싶다.



중반까지는 책장이 무거웠는데,
이후엔 그럴 틈이 없었다.
여간해선 책 추천을 잘 안하지만, 내 친구들에게 건네고 싶은 책.








자정의 도서관을 찾은 노라의 몸은 실은 누워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네 생각이 났다.
여기도 괜찮단다. 이제 돌아오렴.
돌아와서 친절한 사람들 곁에 머물러.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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