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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슬픈 세상의 기쁜 말

거실창을 넘어 들어온 가을 볕이 목 뒤를 뜨겁게 데웠다. 비가 온 후로 날은 차가워지고, 밤 사이 스며든 한기가 좀처럼 쉽게 흩어지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빛이 있는 동안은 눈부심 때문에 멀리서만 바라보곤 했는데, 오늘은 그 시간에, 일부러 창가로 가 의자를 빼고 앉았다.

눈물이 터지려던 대목에서
매일 걸려오던 전화가 와
먹먹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고
다정한 웃음이 말을 걸어와
눈물은 흐르기보다 그저 눈가에 머물렀다.

슬픈 세상의 사람들이
나를 바꾼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삶을 지고도 어쩜 그리 평범한 듯 살아가는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들 역시 가장 좋은 모습이 바라는 대로 변했길, 가장 좋은 모습의 미래가 되었길 간절히 기도한다.


슬픔을 뚫고 지나간 아름다움이 ‘우리’를 낳았다.
울기만 했던 나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앞으로는 지레 겁내기는 그만하고
알아야 하는 일을 알아가는 것 또한 내 몫으로 삼아야 한다.

심호흡을 해야지.





정혜윤 작가의 책을 사랑한다.
그리고 이 사람을.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 사람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사랑이 되어 남는다.
용감하고 따뜻하다.
작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혼자가 아니므로 힘이 있는 사람으로 우뚝 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지킬 수 있도록, 그의 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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