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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나이가 많건 적건
나이가 적지 않은 남자이건 아니건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건 잘 사는 일에 관심도 없건.
아무튼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을
책장을 따라 넘어가며 바라보고 섰다.

문득, 다양하다는 표현을 그동안 내가 제대로 사용한 걸까 돌아본다. 어떤 일을 바로 잡느라 말이 길어질 때면 늘 등장하던 단어.

화려하거나 소박하기보다
다른게 당연하지 하고 말하기보다
다양하다는 건
그저 끝이 없음이 아닐까… 한다.

내 주변을 스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공기를 만들어낸다. 그대로 떠가기도, 이해하려 의도하지 않았으나 나를 그의 마음 아래에 서게 만들기도 한다.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연이어 관계를 맺고, 그 관계의 끝을 다 알고 있는 듯한 얼굴로 살아간다.

여러번 멈추어 그들의 자리에 서게 된다.
평생 잊지 못할 문장을 갖게 되버린 사장님의, 국화 말고 선배의, 아빠의 가게를 드나들며 아빠의 말을 다 들어야했을 기의, 정복 차림이 익숙한 숙부의, 성실함을 sns에 쏟는 현경의, 모가 난 K의.
자리에.


집순이의 분주한 외출.
사람을 만나고 나면 기가 빨려 피곤하지.  

김금희 작가의 세 번째 책.
여전히 좋다.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
<누구 친구의 류>
<쇼퍼,미스터리,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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