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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2023 Khaolak

다시 갈까봐 - 3. JW Marriott Khao lak


까오락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 리조트 때문이었다.
대부분 신행으로 가는 지역이라지만 우리는 가족여행으로, 공항에서 차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해도, 까짓 달려보자며.
여유가 넘치는 여행자의 마음이기도 했으나, 가족 모두 나오는 순간까지,  다음이 있길 바랐다. 매우 만족




#수영장수영장수영장
리조트를 끼고 뱅글 뱅글 돌아가며 나있는 수영장은 사이사이  분위기를 달리하며 쉴만한 공간이 있었고 (비치 의자와 마실 물, 비치 타올 구비), 그이와 아이는 목표한 바 대로 이틀에 걸쳐 거의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유수풀,인피니티 풀, 메인 풀, 월풀까지 다 찍고 헤엄쳐 다니는 걸 보니 뿌듯, 굿잡!  
구관쪽보다 미끄럼틀과 파도풀이 있던 신관쪽이 좀 더 깨끗했고, 수영하기 나았다(고 한다).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할 틈 없는 수영장수영장수영장 리조트.




#바닷가 1열
선크림과 알로에를 더 자주 더 듬뿍 발랐어야 했거늘, 하며 그을린 얼굴 팔다리어깨손을 보며 지내고 있지만.  
조식을 먹고 나와 손수건을 높이 걸어두고,
바닷가 1열 파란 의자에 몸을 길게 뻗어 앉곤 하던
그 시간을 어제도 오늘도, 오늘도 내일도 반복하며
푸른 낭만으로 새겼다.
너무 아름다웠어.
자꾸 태양 아래로 걸어나가고 싶게 말이지.
그이와 아이는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아껴둔 책을 읽었다. 뒹굴며 책을 읽다 한 번씩 나가서 발을 적시고 (다른 사람들은 몸을 적시지만) 들어오는 것만이 할 일의 전부였던, 그런 쉼이라니.




#나무로 만든 길
산책을 부르는 이국적 분위기의 조경.
다니던 길은 어느새 눈에 익숙해지고, 일부러 돌아돌아 우리 방으로 들어가기도, 밤에는 낮에는 또 얼마나 분위기가 다를까하며 시간을 달리하며 걷고 또 걸었다.
늘 지나던 자리에 마지막 날에야 피어난서 이름모를 꽃까지.
떨어진 나뭇잎을 쓸고 수영장에 떠다니는 나뭇잎을 건져내면서도 꽃들은 그냥 두는 여행지의 배경.




#최고의순간
키즈 프로그램들을 할 아이는 아니었던 우리 아이.  
식사를 하고 들어와 잠시 쉬던 중 비치 발리볼 시간이라고 한 번 나가보겠다더니, 한 시간이 넘도록 모래밭에서 처음보는 이(아저씨)들과 경기를 했다. 낯선 외국인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신나게 경기하던 모습이 우리가 뽑은 베스트. 끝날 무렵 쏟아진 소나기에 몸이 다 젖었으나, 다음날 또 그 모래밭으로 달려가던 더이상 아이가 아니었던 우리 아이.



하지만  
다음날부터 같은 시간의 태양이 두 배는 더 뜨거워졌고, 달궈진 모래밭에서 공을 던지며 뛸 수가 없었다는.
여행지에서 내일은 없다.
지금, 여기, 오늘을 즐겨야해.



#콴스파
한 번은 받아보자며 그들이 몸을 쓰며 노는 동안 나는 몸을 뉘였고, 정말이지 두 번도 받고 싶었다.
역할에 충실하느라 몸에 베인 배려와 양보는 잠시 꺼두고, 내가 좋아할 게 분명한 일을 나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예약해야한다는 교훈을. 그것이 궁극의 평화를 가져오기도 하니까.




#리조트의밤
밤이 되면
어둡고, 빛이 번지고, 움직임이 더뎌지지만.
별이 있고, 가라앉은 공기덕에 숨이 느려진다.
곁에 그들만 있다면 밤이 더 나은 이유.
이 곳의 밤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