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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2

눈 Neige

이 시적인 소설은 유코와 소시키, 봄눈송이와 네에주의 이야기이다. 나비 날개처럼 겹치는 (역자의 말 중)


도서관에서든 서점에서든 책 등에 새겨진
‘눈’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단어다. 말이다. 힘을 가진다.

860번대 서가에서 아직 아무도 읽지 않은 이 책을 발견했다.
첫장과 다음장이 붙어 있어 어느 한 쪽으로 힘이 쏠리지 않도록 조심스레 그 사이를 벌려야했다. 여러번.
아직 아무에게도 열리지 않은 이야기. 유코는 빠졌다.
시와의 사랑에, 자기 확신과의 사랑으로.
소세키의 강렬한 사랑과 네에주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환하였던지도 알 것 같다.

하나의 대상에 빠진 눈은 먼 눈과 같다.
빛나는 아름다움은 어쩌면 녹아없어져야 단념할만한 끝을 맞는지도 모르겠다.


담담하고 짧은 문장들을 눈으로만 읽는데
외줄에 놓이는 글자들의 소리가 아슬아슬하게 들리는 것 같다.

내내 현기증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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