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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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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일기 주일이면 교회 앞에 모인 반전 시위대를 본다. 그들은 러시아 대사관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연설하고 연주하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전쟁을 멈추라고 말한다. 러시아 대사관 주변엔 경찰이 많다. 아이는 왜 경찰이 러시아 대사관을 지키는지를 묻는다. 전쟁은 다른 나라에서 벌어졌지만, 더이상 남 일이 아니다. 그 누구도 전쟁이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지 않아야 한다. 이 책을 낸 이야기장수의 이연실 편집자는 오랜 시간 응원한 편집자이다. 편집자를 잘 알 일은 없지만, 그녀의 선택과 열정을 접하며 응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 이야기장수가 된 그녀는 아마도 앞으로 멋지고 훌륭한 에세이들을 만들어낼 것이 분명하다. 다만 그 시작이 전쟁일기라는 사실은 얼마나 큰 의미인가. 우리는 삶을 살고..
에세이 만드는 법 어찌된 일인지 나는 트위터를 할 때부터 인스타에 이르기까지 이연실 편집자의 sns를 꾸준히 팔로우 하고 있다. 트위터 시절에는 세계의 서점 이야기를 전해듣고 에코백을 구경하느라, 인스타로 넘어와서는 그날의 뱃지에 감탄하고 이사 얘기를 노심초사 지켜보면서 말이다. 마치 생활의 달인을 보는 것 같았다. 책을 만드는 사람이 편집자인줄은 알았지만, 책을 만들어내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 편집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과정인데, 이연실 편집자는 그걸 다 알고도 부러 돌아가는 사람이었다. 책을 내고 싶은 누구나 그의 손을 거쳐 안심해도 좋을 책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잘 만들어 많은 독자에게 팔 수 있는 책이어야 선택하겠지. 그녀가 편집하는 책들에 ..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유쾌 통쾌 상쾌 의 만담. 편지글을 사랑하는 내가 여태 총총 에세이를 미뤄두었다니. 이슬아 작가의 글을 추운 겨울날의 날이 선 바람 같다. 차갑고 너무나 쨍하지만, 겨울을 겨울답게 만드는. 남궁인 작가는 슬의생의 의사 선생님들이 판타지만은 아니라는 증거가 아닐까, 그의 글이 궁금해졌다. 재밌다. 편지는 당사자들만의 내밀한 글일진데,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해져서 일까. 덕분에 무지 키득거렸다. 정말 맛있게 쓰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