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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옥상에서 만나요

긴 소설 뒤에 감정이 남았고
짧은 소설 뒤엔 메시지가 새겨진 듯 하다.

어떤 책은,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그리고 그를 통한 어떤 생각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내 삶을 다시 확인하게 해줄 뿐이다.

이 책 또한 그 길에 놓여있다.

장르소설이라는 표현은 여러번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데, 정세랑 작가의 소설은 그만의 장르가 있다. (나의 표현이 성장해 그럴싸한 설명을 하게 되길. 다다음책 리뷰쯤엔?) 이런 느낌이 주는 의미라면 정세랑 작가 설명에 등장하는 ‘장르’ 는 정말 내 스타일!



<보늬> 의 이름이 자꾸 생각난다.
이런 남자 주인공이라니, <해피 쿠키 이어> 한글로 제목을 적는 센스! 이어, 이어!
<이혼 세일> 이나 <옥상에서 만나요> 에 나오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감정이입의 즐거움이 크다. 우리도 그래~ 내 친구들하고 나두 생각도 마음도 표현도 다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하지. 훗.


경주 방문의 여운이 남아서일까.
기이한 비서, 은열, 모래까지
옥상의 초록은 멀리 선 기와를 떠올리게 한다.



울고 웃는 현실 삶의 fantasy.

내가 모를 뿐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며
당신에게 안 보일 뿐 내 앞엔 언제나 있는 일이다.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날 기이한 일들
나는 이 장르 뒤에서 기다리고 지켜볼 것이다.
희망을 품은 눈빛을 보내며.











_____





46. 남자친구는 베이징에서 왔어. 네 머릿속에서 도쿄가 희미해진 것처럼 나에겐 가본 적 없는 베이징이 먼지로 지어진 도시야. 이야기로만 듣는 베이징은 점묘화 같아.


85. 어쩌면 은열들의 이야기도, 누가 한번 들었다 놓은 이야기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토록 매력적인데 아직 묻혀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공기 중을 떠도는 게 아닐까... 비슷한 전설들이 먼 땅에서도 태어나는 건 그렇게 설명 가능하다.


116. 너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모든 사랑 이야기는 사실 절망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그러니 부디 발견해줘. 나와 내 언니들의 이야기를. 너의 운명적 사랑을.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기이한 수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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