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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피프티 피플





가장 아끼는 작가의 자리를 내어드립니다.
정세랑 작가 너무 멋집니다.

비장하지 않지만 진지하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우습지 않다.
살뜰히 세상을 돌아보고 전해야 할 이야기를 마땅히 전한다.

읽는 동안 나는 즐겁고.
감동한다.
마음이 아프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끝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들이 살아내듯이.

한참을 읽다가 목차에서 어떤 인물을 찾기 일쑤였다.
그 재미도 한몫했다.



뒷 쪽에 나온 행사에서 베이글집 사장이 하는 그 한마디가 오래 남는다.
그 일이 있기전엔 저도 몰랐어도 하는데 내 말인 것 같았다. 수 많은 ‘그 일’들이 이 소설을 통해 나에게 왔다.


한 번 더 읽어야지. !



카페에 앉았다가 벌어진 일 덕분에 140자 빈칸에 오랜만에 긴 글을 엮었다. 또 다른 의미를 더하며 내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여기에 옮겨둔다.




그이와 나의 책을 고르는 손길은 좀처럼 겹칠 일이 없다. 그러던 중 정세랑 작가님이 나온 <책읽아웃> - 톨콩님💚- 을 차에서 같이 듣고 거의 처음으로 한 작가에게 호감을 갖게되었다.

도서관에서 [재인,재욱,재훈] 을 빌려, 돌려보았고 [보건교사 안은영]은 나만 읽었다. 그 뒤로도 종종 작가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리의 교집합이 나는 너무 반갑고 좋았다.

여름을 책 읽으며 나자며, 꼭꼭 아껴둔 [피프티 피플]을 드디어 주문했다. 그들이 커트하는 날, 나는 미용실 의자에 앉아 첫 장을 시작했고 아무런 준비없이 .송수정.을 읽었다. 조용히 앉아 터진 눈물을 수습하느라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렸지만, 작은 컵은 쉽게 커지지 않았다.

그이는 몇 장이나 읽고 그러냐며 또 운다고 놀렸고, 나는 민망한 중에도 첫장의 임팩트에 휴지를 쥔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그날 우리가 함께 들은 작가의 명랑한 목소리가 소설 속의 유쾌 발랄함과 (나의 애정코드, 판타지와 함께라 더욱) 어우러져 너무 좋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몇 장 안 읽고도 마음이 내려 앉았다. 다 알면서도 다 알겠는데 울어버리게 되버렸다.

그렇게 잠깐 울고나서 뭔가 개운해졌다. 그리고 .이기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카페에 들고 왔다. 그이에게 건네며, 우리가 먼저 읽은 이야기랑 다른 거 같아. 딱 한 챕터만 읽어볼래? 기다려줄게 그랬다. 금방 잡아 읽는 그이의 눈시울이 진해져서 슬쩍 휴지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어어어어어.....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둘이 앉아 한참을 울었다. 웃으면서 울고 눈물 닦으며 웃고 그랬다. 그이는 다시 앞으로 넘겨 읽고 또 읽었다. 테이블에 올려 둔 휴지는 금방 떨어졌다.

소설, 너무 멋지다.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좋아할 수도 함께 울수도 있다니. 마법같아.

너무 재밌는 이야기와 한방에 눈물 뚝 떨어지게 만드는 이야기를 쓰는 정세랑 작가님 너무 멋지다!

눈물이 터져버린 그이가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