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2016-2020

한 글자 사전

꽃은 언제나 위로가 된다.
한 번 더 들여다 봐도 좋지 싶은 고요한 마음을 매 번 채워준다.

거실의 꽃이 그렇다.
오늘의 다행이다.



이 책이 그런 꽃같다.
내 주변의 작은 물건들을 한 번 더 만지작 거리게 되고
지난 일들을 다시금 떠올리느라 잠깐씩 멈추게 된다.

마다하고 싶은 일들에
나만의 의미를 달아
한 장 한 장 채우고 싶어진다.

<시옷의 세계> <마음사전> 이 그랬듯이
이 책 역시 쓰는 사람의 삶을 바라게 만든다.


김소연 시인
팬심 담아 꼭 한 번 만나고 싶으면서도
내 마음대로 그 만남 아주아주 나중까지 아껴두는 게 맞지 그런다.








겁. 결. 곁. 늘. 달. 링. 벗. 벼. 셋. 쉬. 야. 춤.

페이지에 연필 동그라미 그려두었다.


그리고 밑줄.

__

그래서 음악을 듣는 일은 다른 숨을 쉬게 되는 경험이 아닐까.
근거의 불충분함 때문에 심술에 가까울 때가 많다.
처음 들어가 눕지만 영원히 눕는다.
건조하지만 정갈한 염원을 담백하게 담고 싶을 때 쓰는 말.
감정이 담긴 얼굴을 지칭하는 말.
보이는 것만 잘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에 여전히 무지한 채로.
동물들 사이에서는 이 대열에서 떨어져나오는 것이 낙오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대열에서 떨어져나오는 것이 용기다.
가장 허망한 말은 사랑을 맹세하는 말이지만, 그 허망함은 너무도 허망한 나머지 이상하고 야릇한 굳건함이 있다. ... 가장 아둔한 말은 눈군가를 꾸짖는 말이다. 무섭게 가르치려 하면 할수록 점점 마음은 닫히기 때문이다. ... 가장 현명한 말은 그 말을 듣는 자가 듣고 싶어하던 말일 뿐이며... 손을 흔들며 건네는 인사말은 아무것도 아닌 채로 언제나 반갑다.
시를 써서 그 반마저 지워버린다.
동지와는 사소한 이견을 좁혀나가기 위하여 논쟁을 한 이후 옹호로 귀결되어야 옳고, 벗과는 사소한 이견을 대화를ㄹ 농밀하게 만든 이후 다름에 매혹되어야 옳다.
휑하지만 않다면 가장 좋은 상태.
아주 가까운 거리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큰키나무 숲은 그 나무들을 교육한다’
변질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해가 365번 뜨고 나면 해가 바뀐다.
화를 입어 화가 날 수밖에 없게 되는 걸까, 화가 나서 화를 부르게 된 걸까.


__

밑줄과 페이지 동그라미의 차이는

기억하고 싶은+ 끄덕끄덕 하는 읽기 중 습관과
예쁜 걸 보고 좋아요를 누르던 일상의 즉각반응
정도였을까. ㅎ





'책이야기 > 2016-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짐 크노프와 13인의 해적  (0) 2018.05.21
천천히, 스미는  (0) 2018.05.19
랩 걸 Lab Girl  (0) 2018.04.11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  (0) 2018.04.11
모모  (0) 20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