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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공부란 무엇인가

공부를 잘 해야하는 학생이었다가, 좀 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응, 아니야를 깨닫게 될 즈음에 다른 이에게 공부를 하라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깔깔깔, 현실 웃음 터지는 도입부를 지나, 기분좋게 소소한 공부 기술을 배웠다. 사실은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책인가 싶었는데 (물론 읽는 내 마음에 달려있다 생각하지만) 약간의 머쓱, 꼭 공부라 한정짓지 않으면 사는데 유익한 방법들로 나의 으쓱을 도우려나.

문득, 자식의 공부(실은 성적)에 열 올리는 부모가 떠올랐다. 살면서 공부에 대한 자기 안의 깊은 열망을 발견하고, 심지어 진짜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 바로 그 분이 찾아왔는데… 서른 마흔을 넘기며 등장하는 바람에, 체력도 달리고 용기도 얼마 안 남은지라 그 귀한 열망을 자식에게 투사해버리는, 간단하고 쉽게 허나 결국에는 택도 없을 일이 벌어지는게 아닌 가 싶었다.

배움에의 열망, 진짜 공부를 온전히 나만의 경험으로 갖기 위해 자고 일어나면 새 힘이 넘치고 무해한 무모함이 활기를 더하는 자신을 무엇보다 더 사랑하는 나이에, 그 위대한 발견이 일어나면 좋겠다.
어린이나 젊은이들에게 책을, 책상과 의자가 놓인 공간을 자꾸 권하는 이유겠지(만 권하는 것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 사이의 미묘한 차이가 자발성을 두고 시소를 탄다는 사실을… 부디! )

그런데 사실.
체력도 용기도 충분치 않은 나이에 근사한 순간을 맞았다면 격려받고 기뻐할만하지 않은가.
놀이터에서부터 몇 살인지 묻는 동네에서 나고 자라 갑자기 이렇게 자격지심과 삐뚤어질 준비자세가 치고박는다. 말이 길어진다. 핑계가 많아진다.
내 얘기다.


보잘 것 없는 문장을 세상에 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도, 이 문장들 끝에 좋은 글이 남도록 공부를 해야지.
지금이라도, 지금부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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