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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철학에 관한 많은 책을 시도했으나
이 책만큼 같은 속도로 끝까지 읽어낸 적은 거의 없었다. 소피의 세계 다음으로 이 기차를 타시라.

탐나던 굿즈를 손에 쥐고, 결국은 기차에 올라
창 밖의 풍경이 열 네번이나 달라지는데 나는 매번 진지해져만 갔다. 마지막 장에선 부모님과 통화한 직후에 읽고선 더욱.

전반적으로 즐거웠다.
에피쿠로스가 정말 내 스타일이라면서 무릎을 쳤다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처음부터 넘기며 밑줄친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마음에 들던 구석이 다들 하나는 넘고도 남는다.

구성과 이해를 돕는 설명, 전달이 그렇게 되었다는 걸 증명하는 번역 모두 좋았가.
2주동안 집중하고 (관심을 두고) 꼬박 꼬박 읽었는데, 김영하 북클럽에 참여하고 싶기도 좀 더 느리게 볼까 싶기도 했다.

철학은 어려운 존재인데, 이름조차 낯선 옛날 사람들이 한 일이었기 때문일까.
북클럽의 질문들이 나를 향한 물음표가 되니, 뭉클하면서도 깊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일어난다.
자고 걷고 싸우고 죽는, 삶이 가진 저마다의 장면들이, 실로 지혜를 구하러 가는 여정이, 사실은 그 자체로 철학임을 배운다. 그러했기에 나는 짝사랑하는 사람마냥 궁금해하며 내내 기웃거렸음을, 여전히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걷고 있고, 반복을 예상하면서도 듣고 보고 즐기길 원하겠지.

나를 읽는다.
출발은 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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