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즈덤하우스

(3)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아이의책 아이가 이 책을 한창 읽을 때, 재미있다고 하면서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는데, 직접 읽고 나니 이유를 알겠더라는. 새로 만든 단어, 우주선 내부, 이름들, 세이건에 대한 설명등이 다소 낯설어 앞을 자주 넘겨봐야 했고, 할머니를 떠올리느라 종종 과거를 다녀와야해서, 그리고 멍하게 만드는 지점들도 자주 있었다. 미래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은 현재를 살아내는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다. 오늘에 대한 애착없다면 내일을 꿈꾸고 헤쳐나갈 다짐을 하지도 않을테니. 인간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인 존재이다. 너무나도 사실. 그렇기때문에 자신이 아닌 아이들 나아가서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지금 아닌 나중을 위해, 눈 앞에서 확인할 수 없는 희망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고 희생을 감수할 때 인간..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책과 종이에 둘러싸여 성실하게 쌓아올린 시간이 너무나 근사하고 체화되어 몸에 배어든 연습과 솜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즐거웠다. 역시 장인 중의 장인은, 책장인.! 어떤 일이 하나의 역사가 되어 가는데는 언제나 멋진 시작이 있다. 그리고 그런 시작에는 진심을 담은 의미와 정성을 담은 이름이 있다. 재영책수선의 시작도 역시 그랬다. 저자의 이름이 재영책수선인 것이, ‘수선’을 선택한 이유들을 읽는 동안 참 좋았다. 더이상 책을 모시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책은 소중하게 다루게 되는 물건이다. 혹 상하더라고, 낫게해줄 의사선생님의 존재가 든든하다. 누군가의 깊은 애정과 단단한 철학을 듣는 일은 귀한 경험이 된다.
안녕한가 무과수의 일상기록. 성실한 기록의 가치는 그 기록이 쌓이는 동안 자신을 발견하고 찾게 된다는 데 있다. 두고두고 돌아보며 웃을 일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이기도 하다. 편집된 기록 덕분에 행복한 것이 아니다. 다음장으로 넘어가는 동안, 그 사이에 차마 담기지 못한 감정과 흔적의 존재를 성실한 기록자만은 알고 있기에, 단단하게 그 모든 것을 품고 그저 나아감으로 행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하다보면 되는 일들이 있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라보는 일들이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