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박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읽고 또 읽는 동안 지하철의 커다란 소음이 잠시 지워졌던,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안으로 걸어들어와 가슴을 쿵쿵 치는 것 같던 이 시를. 오늘을 보내기 전 다이어리에 가득 적어 두었다. 접어둔 모서리가 많아 책 아래쪽이 도톰하게 잡힌다. 다음번엔 모서리를 펴가며 그의 시를 다시 읽어야겠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시인의 산문집. 책을 처음 들고 휘리릭 책장을 넘기다가 마지막 장을 제일 먼저 읽었다. 역시 시인의 문장. 시를 읽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그의 글엔 고독과 그리움이 가득하다. 그리움이 좀 더 많은 듯 하다. 눈물도 있지만 이내 닦아내는 듯 담담하다. 아버지에 대한 글이 많더라. 난 아버지에 대해 한 문장도 쓸 수 없을 것 같다. 아직은. 장소를 떠올리며 적은 짧은 글들이 아름답다. 그 해 어디. 나의 '그 해'와 나의 '거기'도 시가 될 수 있어. 시가 돈이 되지 않듯 시인은 다른 직업이 필요했다는 그의 말은 내게 현실을, '삶'을 보여준다. 박준 시인의 글을 읽으며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면서도 글만으로 간직하는 편이 나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