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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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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일기 1978.7.9. 이미 일어났었던 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더 분명한 사실은 : 즉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일에 대한 두려움. 다름 아닌 이 두 사실이 궁극적으로 끝나버린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다 __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기록된 애도의 문장. 두려움은 제 몸을 먹으며 더 큰 두려움으로 번져간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지나간 일에 대해서도,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두려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겪어야 하는 두려움의 총량이 있기도 할테지만 궁극적으로 약해지지 않을 힘을 구한다. 간절한 기도로. 정복하려기보다 전부가 아님을 몸으로 깨닫길 바란다. __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삶을 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발걸음이다. 무뎌지는 죽음은 있을지 몰라도 애도..
아침의 피아노 ‘사랑’에 관한 책이다. 사랑이 있고 그 다음에야 삶과 죽음이 있는 것 처럼. 무엇이 사랑인가 언제 사랑이라는 말을 꺼낼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화두. 청춘의 시절엔, 사랑이란 그 고백을 참지 못할 때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끼던 고백이 터져 나오는 순간, 누구에게나 있던 그 마음이 마땅한 대상을 만나 분명해지고, 그 단어를 빌어 자신의 밖으로 터져 나오게 될 때 그 뭉클하고도 숨이 막힐 듯한 손에 잡히지 않으나 너무나 분명한 실체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시절의 나는 고백을 아꼈던 것 같다. . 또 어느 시절엔, 사랑과 책임이 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게되어 심지어 책임은 의무와 종종 섞이는 통에, 나는 사랑을 피해 도망을 다니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랑은, 예수님을 떠올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