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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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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 책 읽다 소리내서 엉엉 울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눈물이 많고 툭하면 울기는 해도 언젠가부터 소리내어 울지는 않았던 것 같다. 슬프고 서러운 문장을 만났기 때문도 아니었다. 몇 번의 울컥거림이 턱까지 차올랐다. 물을 마시고, 자리를 옮기고, 자세를 바꾸고 하며 잘 넘겼다. 여덟살 아이가 한글을 가르치는 즈음이었던 것 같다. 티슈 박스를 들고 들어와 앉은 때가. 내 마음을 쓰다듬어 주었다. 소유의 할아버지를 보내며 비로소 나는 내 아버지에 대해. 뜨개질한 모자를 선물하던 그녀의 엄마를 보며 나의 엄마에 대해. 이제는 한 번쯤 생각을 해도 되지 않을까, 그래야 하지 않을까 했다. 소설을 통해 그들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나는 이미 나의 부모로부터 한 발 떨어져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들을 향해 적어..
라틴어 수업 표지에 적힌 글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는 듯하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눈으로만 읽기에 아까운 문장들이 너무 많아 펜으로 밑 줄을 그어가며, 작은 소리로 따라가며 읽었다. 따뜻한 선생님, 믿을만한 친구가 다정하고 진지하게 건네는 이야기이다. 마흔이라는 낯선 나이를 지나며 한없이 서럽고, 여전히 불안한 지금의 나. 그런 지금의 나에게 깊은 위로와 울림을 준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