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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몬스터 콜스

작년 어느 주말 밤에 영화를 봤다.
몬스터가 나오는 장면들이 유독 어두워 거실의 불을 끄고 보았고, 그 덕분에 우리는 둘다 펑펑 울었다.

부모가 되고 나니 아이가 나오는 영화에
이렇게 속절없이 감정이입을 하고만다.

아이를 애틋하게 바라보느라
엄마의 심정을 따라가느라

이별을 실감하느라
눈물을 닦아내느라

이야기를 다 보지 못한 것 같았다.

무언가 더 남아있을 것 같아서.

영화가 더 좋았다는 평을 많이 접했지만
원작 소설을 바로 샀다.





잘 한 것 같다.

몬스터가 세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영화를 보는 내내 희미하게 떠다니던 생각들이
소설 속에 문장으로 쓰여되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정말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배우게 된다.


아이에게 남겨주고 싶은
정말 소중한 이야기이다.


________


P.254

어떻게 둘 다 진실일 수가 있어?

사람은 복잡한 짐승이니까. 어떻게 여왕이 좋은 마녀이면서 또 나쁜 마녀일 수가 있는가? 왕손이 살인자이자 구원자일 수 있는가? 약제사가 성질이 고약하면서도 생각은 바를 수 있는가? 목사는 생각이 잘못되었으면서 선할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게 되었을 때 더 외로워질 수가 있는가?

몬스터가 말했다.


모르겠어. 네 이야기는 하나도 이해가 안 돼.


제가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 마음은 하루에도 수백 번 모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너는 엄마가 떠나길 바랐고 동시에 엄마를 간절히 구하고 싶었다. 너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알면서도 마음을 달래 주는 거짓말을 믿은 것이다. 그리고 네 마음은 두 가지를 다 믿는 것에 대해 너를 벌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걸 물리쳐? 마음속의 다른 생각드을 어떻게 물리치냐고?


진실을 말해서. 지금 네가 한 것처럼.


코너는 다시 엄마 손을 생각했다. 자기가 놓아 버린 손.


그만해라, 코너 오말리. 이게 내가 걸어 온 까닭이다. 너에게 이 이야기를 해서 너를 치유하기 위해. 너는 들어야 한다.


듣고 있어.


삶은 말로 쓰는 게 아니다. 삶은 행동으로 쓰는 거다. 네가 무얼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네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해?


네가 방금 한 대로 하면 된다. 진실을 말하라.


.
.
.
.

......

그리고 이 부분.
어쩌면 나의 아이에게 내가 평생 해주고 싶을 말.

너의 잘못 너의 아픔 너의 상처도
너를 세상에 데려온 나는, 나만은 다 안다고.


P.223

그리고 만약에 언젠가, 이때를 돌아보고 화를 냈던 것에 대해 후회가 들더라도, 엄마한테 너무 화가 나서 엄마랑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했던 게 후회가 되더라도, 이걸 알아야 한다. 코너. 그래도 괜찮았다는 걸 말이야. 정말 괜찮았다는 걸. 엄마가 알았다는 걸. 엄마는 안다, 알겠니? 네가 아무 말 하지 않더라도, 엄마는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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