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낮으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극히 낮으신 로마에서 페루자로 달리던 기차에서 작고 하얀 아시시를 멀리 두고 보았다. 어딘가 묵은 사진 폴더에 하얀 벽돌 사진이 있을텐데. 당시의 피곤함, 긴 시간 이동하며 쌓인 여독을 잠시 모른체하며 미뤄두는, 그래서 언제 또 그곳을 찾게될지 모르니 힘을 내어 걸어보는, 성실한 여행자의 노련함도 경험을 풍요롭게 부풀릴 호기심도 그 시절의 나에겐 없었다. 이후로 종종 책, 그림, 흘러드는 이야기 속에서 아시시를 만나고 그 때마다 아쉬움이 들곤했다. 그 기차에서 내렸어야 했는데. 목적지 도착 시간이 조금 늦어지고, 두 배로 고단했겠으나 이후의 순간들에 얼마나 많은 감동이 덧입혀졌을까. 가지 못한 길은 영원한 아쉬움이 되어 어떤 기억보다도 강렬하게 살아남는다. 프란체스코 (오늘 설교에도 등장! ) 한 사람의 생애가 시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