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59. 나는 별 필요도 없는 긴 이야기를 시작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말하며서 길게 끈다. 어느 누구보다도 형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고, 형도 그걸 너무 좋아하고, 나도 그걸 매우 즐기기 때문이다. __ 오늘의 점심 메뉴, 길에서 본 어떤 장면, 책에서 읽은 문장 때문에 떠올린 생각, 카톡으로 전해들은 황당한 소문, 반쯤은 알아듣지 못하는 각자의 직업 관련한 일들, 쿠폰으로 사 마신 커피, 일하면서 만난 사람, 깜박하고 빼먹은 약.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세세하게, 나의 감정과 감상을 더해가며 길고 긴 이야기로 하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러고 싶은 사람이 있다. 가라앉은 마음을 돌보려고 분주하게 떠들게 되는 시간. 그가 형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병에 익숙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