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각각의 계절 68. 반희는 이 순간을 영원히 움켜쥐려는 듯 주먹을 꼭 쥐었고, 절대 잊을 수 없도록 스스로에게 알려주려는 듯 작게 소리내어 말했다. ___ 스스로에게 소리내어 말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스스로에게 꽤 다정하게 군 것이다. ___ 세상은 제각각이니 알 수 없는 게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니 신기하다. 가까이에 있을 것 같은 이야기. 너무 알겠는 이야기들. 나이 들어가는 일이 나는 가만히 있는데 나이 혼자 나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억지로 젊고자 애쓰기 때문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숫자들만 별개로 번식하는 것 같을 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때도 별거없이 그저 나는 또 하나의 계절을 나고 있을 뿐인 것이겠지. 권여선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다. 주인공의 나이가 몇일까 유독..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