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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05-2010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생활
카테고리 가정/생활
지은이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식채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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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8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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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화면 속, 유리잔이 하나 있다. 
누군가 주스를 따르고, 잔이 가득찼을때
그 화면을 보고 있던 유아들에게 묻는다.
"텔레비전을 기울이면 주스는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망설임없이 "엎질러져요"라고 대답한다.

귀여운 아이들의 대답에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대답하는 그 시간동안 
결정적인, 중요한 성장이 그 아이에게 일어나고 있다.
아이의 삶이 소리없이 뛰고 있다, 심장처럼 멈추지 않고. 
  
이 책은 
EBS 에서 방송했던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엮은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에서 시작해 '행복한 삶'에 이르기 까지
모두가 한번쯤은 가졌던 그 물음표를 과학적으로 풀어내자 함이 제작진의 의도였다. 
그 답을 찾는 여정은 아이들을 관찰함으로써 시작이 되었고
충분히 구체적이어서, 보란듯이 과학적인 설명이 되었다.

TV로 방송을 보는 동안에는 흥미로운 실험이 많은 덕에,
실험 중심으로 방송을 시청했다.
그와는 달리, 책으로 만나니 
실험의 목적은 물론, 결과가 주는 의미까지도 쉽게 이해되고 기억되었다.
뿐 만 아니라, 관련된 이론들을 보다 자세히 
(게다가, 잠깐씩 딴 소리 하느라 놓쳤던 박사님들의 설명까지도 놓치지 않고) 접할 수 있어 유익했다.
보너스 페이지로 실어 준 '발달표'나 '해주어야 하는 말들' 같은 꼭지들은 
실제 생활에서도 양육을 맡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가끔' 일대일로 앉아 있을때면, 학생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얼마나 맑은지 깨닫는다. 
내 말의 무게와 내 진심의 깊이에 엄격해질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
동화를 쓰고자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보이지 않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게 그 말만으로도 얼마나 무거운지 도망가고 싶을때가 '항상'이다.
아이들에게 해주려는 이야기가, 사실은 다 자라지 못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될까 떨릴 따름이다. 
어른으로, 인간으로 미숙함을 인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음이다.

하물며.
부모가 된다는 것. 
한 아이의 어린시절을 책임지고, 성장을 지켜보고, 어른이 되는 것을 지지해 주어야 하는 그 과정은 
얼마나 어마무시한 일인지. 
우리 아이를 만나야지... 하는 때이기에, 
병원 검진까지는 생각했었는데...
나로 인해 세상에 나올 새 생명이 제 발로, 제 마음으로 세상에 서게 하기 위해서,
가능한 실수가 적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혹, 아이의 마음을 놓친 것 조차 모르는 둔한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서,
기억하고
기억못하면 중간중간에 책을 들추면서라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살짝 그려보아도 벅찬 마음에
'부' 파트를 맡아줄 반쪽에게 꼭 읽어보지 않겠냐며 정독을 부탁해두었다.
어깨가 무겁지만, 마음은 무겁지 않은걸 보면 (^.^) 
생명에 대한 설렘, 그 위대함은 사실인 모양이고. 

책의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문득 아이들이 아닌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고, 지금의 나와 나란히 세워두고 견주고. 
희미한 내 어린 시절이 지금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내 모습의 시작일 것이다.
이미 잠재력과 희망이 가득찬 어린시절을 그렇게 지나왔다는게 아쉬웠다.

어린이를 관찰하고 있지만,  어른의 모습이 또렷이 보인다. 
어린이의 성장과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어른의 퇴행과 가능성을 놓친 안타까움도 보인다. 
그만큼 어른의 몫은 너무나 중요하고,
그 보다 조금 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 어린 시절의 마음일게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다가,
자아성찰을 신랄하게 하다가.

책장을 덮으면서 그랬다. 
까먹으면 열심히 펴보지 뭐... 책장을 싸두어야할까.   
일단 내가 좀 긍정적이어야겠구나... 언젠가 부모가 된다면 그래도, 일단 나는 마음의 준비는 한거야.
후훗.
난 책을 통해 참 많은걸 배운다.



우린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간을 아이라 부른다.
스스로가 어른이라 느낀 이후엔 주변의 많은 인간을 아이로 여긴다. 
하지만,
때묻지 않은 마음에 아이같다 말하고. 그 말은 기분좋은 칭찬이 되기도 한다. 

아이도 마음과 생각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고,
우리의 시작은 아이였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미숙함을 보완하는 노력하는 부모가 되기위해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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