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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84, Charing cross road



1949년부터 1969년까지 긴 세월 20년간 주고 받은 편지가 한 권의 책으로, 한 권의 기억으로 남았다.

낯설고 깍듯한 문의, 요청의 편지는
시간을 지나며
따뜻하고 투정도 섞인 편지가 된다.

편지는 혼자 써내려가고, 나중에 받아 읽는 다는 점에서 지극히 일방적인 소통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편지글, 편지 소설이 낭만적인 이유는 작별 인사를 하는 순간까지 한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고스란히, 한 호흡으로 담기기 때문이다.


런던과 미국이라는 공간적 거리나,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편지를 주고 받는 시간적 거리가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이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었다.
편안하고 따뜻하며,
구하기 힘든 책을 찾고, 찾아주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애정이 소중하다.


한 번을 직접 마주하지 못해 더욱 그러한가 싶기도 하다.

메일과 메세지로 쉽게 연락을 주고 받는 지금은 덜 불안하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이로움이 물론 있지만
반대로, 콩닥콩닥 기다리고 이제나 저제나 하는 초조함을 더욱 낯설게 느끼고마는 지금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나 혼자 만들 수 없는 일이니까.


책, 편지, 소소한 선물, 사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한 책이다.

읽는 동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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